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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문학동네소설상_스파링_순진한 사내는 괴물로 변할 수 있는 세상

by 쭈야해피 2017.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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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품이다. 


스파링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네모난 링 안에서 이뤄지는 권투나 격투기의 일종으로 

시합을 대비하여 체력과 기술을 연마하는 실전 훈련. 이란 뜻으로 인식되어 있다.


사전적 의미 : (우리시대에는 보통 네이버 어학사전에서 그 의미를 찾으므로,,,)

스파링 (sparring) [명사] <운동> 권투에서, 헤드기어를 쓰고 실전과 같게 하는 연습 경기.



문학동네소설상, 단편이 아닌 장편으로 단번에 당선된 작가 도선우. (관련기사: 예스24 선정, 2017년 기대 작가, 도선우) 우와~ 생각만해도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문학동네라니~~ ㅎㅎ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소설은 문학동네지.. ;;(뭐, 시각에 따라 나름 깡패일 수 있으나...) 


아마도 작가 스스로의 세상이 스파링에 스파링을 거듭하여 단번에 KO승으로 이 바닥(혹독하기 이를데 없는 한국의 문학계?)에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파링은 그렇게 선수의 스파링 상대가 되는 것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단련이 되어있어야만 가능하다. 스파링이 실제 경기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실전만큼 중요하며 실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 이상의 능력을 펼쳐야만 하는 건지도 모른다. 물론 관객이나 조명, 압박감, 승패가 명확한 현실이 아니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면 당연히 실 경기에서는 불보듯 뻔히 도약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스포츠는 이런 실전과 같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어느정도의 가능성이 있을때 무대에 서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을때도 많다. 맷집을 키우지 못한채 무대에 올라 진창 얻어터지고 마는 것이지...  


- 이 소설에는 당연히 권투이야기가 나온다.

- 이 소설에는 권투가 상징하는 헝그리 정신이 나온다. (주인공은 고아출신이며 어린시절 혹독한 값을 치르며 성장하였다. 우리 사회는 왜 고아출신에게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에게 인생의 무게를 스스로 다 짊어지게 하는가?..)

- 이 소설에는 체육계가 내포한 부조리가 조명된다. (현 시대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 

- 이 소설에는 스타선수가 나온다. 

- 이 소설에는 스타선수의 몰락과 현 시대의 어이없는 실상이 맞물려 있다. 

- 이 소설의 헤드 카피는 "한 소년을 괴물같은 사내로 만들어버린 냉혹한 폭력 / 세상에 날리는 경쾌한 유머와 매서운 카운터펀치!" 이다.


단숨에 이야기의 끝을 향해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능력! 남성성이 돋보이는 구조이지만, 문장을 수식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내면을 표현하는 방식은 또 세밀하다. 양박이 잘 어우러진 것이리라.


이야기의 끝은 요즘 소설들의 그것처럼 오픈형이다. 그래서 요즘 무엇이든 끝을 생각하기 힘든 나에게는 그냥 덮어버리고 끝내버린 이야기가 되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pg. 61

 내 편을 들었어야 할 이유란 전혀 없는 반 아이들에게 왜 그렇게까지 말할 수 없는 서운함을 느꼈던 건지, 나는 그제야 그 까닭을 알 것 같았다.  

 그것은 정의에 대한 바람이었다. 내가 책을 읽으며 가슴 깊숙이 감동받았던 몇 가지 이야기들에 대한 현실적인 검증이었다. 나는 내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었다. 오로지 올바름에 관한 분별이 그곳에 있는지가 궁금했을 따름이었다. ... ... 


pg. 81

 그것은 문제를 문제로 보고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는 문제로 두고, 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어버리는 술책이었다. 애초부터 그것이 문제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처럼. 

 힘의 균형을 조절해야 할 감시자가 불균등을 묵인하는 부조리를 지속하면 그 그룹 구성원들의 의식 자체가 변화될 수 있었다. 잘못된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징벌하지 않음으로써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약화하는 것이다. 감시자의 묵인은 대개 피해자의 자포자기 혹은 침묵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었고, 감시자와 피해자가 모두 침묵하는 공간에서 부조리는 더이상 부조리가 아닌 것으로 취급될 수 있었다.


pg. 161

 "판사는 인마, 진실을 밝히는 사람이 아니야. 조서에 올라온 내용으로 잘잘못만 따지는 사람이지."



너무 답답한 현실과 시스템에 속이 상하고 상한 상태라면, 아무 생각없이.. '그래 내 말이 이 말이야,,,'를 외치며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이 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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