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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판(pictures)/여행中(on the road)

경남 함안군 무기리 주씨고가 - 바람부는 무기연당에서 다 잊어버리자

by 쭈야해피 201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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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무기리 주씨고가

조선중기 문신이자 서원의 시초를 만든 주세붕 선생의 방계후손인 국담 주재성 선생의 종택이다.

종부님이 안채에서 여전히 살고 계신다.

 

주씨고가의 입구는 위풍당당 멋있는 솟을 삼문에 쌍홍살문(충효쌍정려문)이 달려있어서 입구부터 그 위엄이 남다르다. 대문 옆에는 돌이 하나 서있는데 말타는 디딤돌이었다고 한다. 종부님 말씀으로 예전에도 말을 타고 문을 들어왔다 나갔다 하던 집은 그리 흔치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삼문으로 출입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오른쪽에 있는 문은 들어 갈때 그리고 나올 때는 왼쪽에 있는 문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가운데 있는 큰 중문은?? 큰손님이 들어올 때만 열었다고(?) 한다.

 

국담 주재성의 고가에는 '무기연당'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인공연못이 있다.

 

 

사진은 '하환정'에서 바라본 '풍욕루'의 모습이다.

연못을 끼고 앉은 별당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고 차를 마시고 낮잠을 자면 더없이 좋았을 것 같은데...

과연 그랬을지는 모르겠다.

 

'하환정'은 연못이 정면으로 내려다 보인다.  

 

인공연못인데 종부님 말씀으로는 평생을 녹조끼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지난해 부터 비가 오지 않는 여름철 저렇게 녹조가 끼기 시작해 이상하다고 말씀하셨다. 촬영중 미션으로 '녹조를 없애라!'를 했는데... 너도 나도 그물로 녹조를 퍼냈다. 은근 승부욕이 생겨서 저 녹조를 다들 없애겠다고 나섰지만... 절반 정도 밖에 해결하지 못했다. 올해는... 녹조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무튼 가운데 저 돌섬이며 멋드러지게 굽어진 소나무며... 아름다운 연못이었다. 

 

풍욕루에서 공부하다가 낮잠드는 씬이다. 은주언니의 저 자세로 우리 모두 누워서 쉬었다.

'풍욕루'라는 명칭에 걸맞게 우아앙~ 바람이 솔솔솔~ 낮잠이 솔솔솔~ ㅎㅎ... 바람이 누비는 누각이었다. 

 

더 많은 사진들을 찍고 싶었으나, 빡센 촬영일정 중에 예쁜 각도로 사진을 촬영하긴 불가능했던 것 같다.

그래도 틈틈이 언니랑 종부님 사진을 찍어둬서 다행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진에는 이렇게 카메라감독님의 듬직한 등샷이 걸쳐져 있다. 그래도 감독님 뒷모습 멋지게 나왔으니까 이해해 주시겠지? ^^;;   

 

대문을 들어서면 우측에는 무기연당으로 들어가는 중문이 있고,

사진에 보이는 정면에는 안채(살림채)로 들어가는 중문이 있다.

은주언니가 '가지매국'을 만들려고 준비물을 들고 나오는 장면인 거 같다.

오이냉국이 아닌 가지매국이라고 이곳에서는 여름철에 종종 드신다고 한다. 맛있었다. 다음에 나도 만들어 먹어봐야지~ 

 

 

대문을 들어서서 좌측에는 '감은재'라는 국담 선생님의 서재가 있다. 일종의 사랑채와 같은 곳인 것 같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촬영은 삼베에 밀가루 풀을 먹이는 씬이었다.

여름특집 이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고가에서의 촬영이었다. 그리고 이 촬영에서 ... 은주언니도 나도 많이 울었다.

이곳저곳 다니면서 종부님들에게 또 친척들에게, 동네주민들에게 많은 옛날 옛날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예전 사진들도 많이 봤고, 그 속에 담겨있는 사연들도 많이 들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 한편으로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 동안 촬영차 은주언니와 1박을 하면서 그 짧은 밤, 마디마디 마다 잊지못할 이야기들도 나눴다. 빡센 촬영일정 때문에 새벽 5시, 6시에 첫 촬영에 들어가려면 잠 한 시간이 모자랐는데 말이다. 하하.. 그 시간들을 쪼개어 수다와 수다가 이어졌었다.

 

그리고 그날, 그 동안 차마 터트리지 못했던 울음을 함께 나눴다. 아마도 너무 순수한 어머님 때문이었겠지... 혹은 너무 순수한 은주언니 때문이었거나... 흠... 

종택은, 고택은 누군가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지켜져야만 하기에... 그리고 방문객인 우리들은 잠깐 다녀갔다가 사진 몇 장으로 기억 저편에 남겨둔다. '좋았지.. 좋아.. 그래.. 역시 옛것이 좋아...' 하면서... 막연히 누군가는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것이 누군가 평생을 받쳐 간신히 근근히 지켜내는 것인지도 모른채 말이다.

 

내가 잠시 방문했던 그곳에는, 어머니들의 고독함이 있었다. 지키는 것이 아닌 그냥 그분들의 삶이 일생이 있었다. 어머니들은 자신의 삶이 한 순간에 흘려가 버렸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우리가 방문한 짧은 1박 2일의 일정 동안 참 많은 것을 들려주시려고 했다. '고맙게도 과분하게도... 죄송하게도...'

어쩌면 이런 느낌은 그냥 나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무가 흔들리는 것은 바람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짧게나마 인사드리고 하루 웬종일 도와주셨던 어머님 아버님들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건강하시기를, 또 가정에 늘 평안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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