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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영화] 국제시장 - 아빠를 이해하게 만드는 영화

by 쭈야해피 201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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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2014)

6.8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정보
드라마 | 한국 | 126 분 | 2014-12-17
글쓴이 평점  

 

나는 종종 블로그에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딸 셋을 둔 가장, 아들이 없어 어쩌면 평생 제대로 이해 한 번 받지 못하게 될 그의 삶.

그리고 부성애에 대해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우리의 문화.

정말 격동의 세월을 버티고 버텨서 오늘을 일궈낸 주역.

아빠의 삶은 정말이지 여러 차례 영화나 소설로 극화 되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무던히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성장기 시절 무지하게 말을 듣지 않았던 자식이 나중에 나마 할 수 있는 건 이런 거다. 노력하는 거...

 

그렇다고 아빠를 다~ 이해할 수는 없다. 나는 아직 그만큼의 삶을 살지 못했고,

결혼도 자식도 없고, 격동의 세월을 살아내지도 않았고, 할머니와는 또 다른 엄마를 가졌고, 형제는 자매뿐이고 등...

 

그런데 이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그런 아빠의 삶의 일부분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던 그 꼬장꼬장한 어른들의 잔소리가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일군 나라인데, 어떻게 만든 잘사는 세상인데,,, 어떻게 되찾은 평화인데,,, 니들이 뭘 안다고 그렇게 떠들고 다니냐고 골백번 외치고 야단쳐도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스토리다.

 

나는 꾀짜같은 노인이 보일때면 '왜 저럴꼬?'하고 먼저 생각했다. '뭔가 잘못된 거라'고,,,

그런데 말이다. 이 영화 속 주인공 우리네 할아버지이자 주인공 황정민이 맡은 그 역할이 지독히 '꾀짜인 그 노인'이다.

그가 그렇게 된 이유들이 차근 차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하나씩 둘씩 나온다.

웃기기도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한숨짓게도 만드는 상황들로 풀어낸다. 그리고 그 속에는 한국인들이 공감하는 큰 맥락이 이어져있다. 바로, '가족애' 이다. 우리네 정서는 '가족'이라는 말 한마디면 뭐든지 고개를 끄덕이고 수긍하게 되는데, 결국은 그 어쩔 수 없는 가족이야기이다.

뻔~하다고 말한다면 할 수 없다. 그래서 뭐 아버지만 죽어라 고생하는 영화 아니야? 한다면 할 말도 없다.

 

그래도 웃으려고 들어갔다가, 울면서 나온 영화라도 말이다. 내가 굳이 이렇게 감상평을 남기는 이유는 우리 꾀짜 아빠를 한 번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고마움 때문이다.

혹자는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 많고 많은 시대이야기를 담으면서 어떻게 정치이야기는 감쪽같이 숨겼냐고...

아 뭐,,, 그 정치이야기만 하는 영화도 있고, 아 뭐... 아빠랑 밥 먹으면서 뉴스 보면서 축구 보면서 수도 없이 듣는 이야기가 그 놈의 정치 이야기 아닌가? '우리때는 말이야...' 라고 시작하는 끊임없는 레퍼토리.. ^0^

 

아빠는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호롱불 켜가면서 연필에 침발라서 공부를 했다고 했다. 근데 너네는 왜 그렇게 공부를 안 하냐고... 돈 대줘도 안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아빠는 가족을 위해 베트남 전에 참전하셨고, 새로 꾸린 가족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듣도 보도 못한 나라에 가서 도로를 건설했다고 했다.

 

아빠는 그렇게 밭도 사고 집도 사고 딸 셋 키우느라 구두쇠 소리 들어가며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어느 날 아이엠에프 탓에(?) 혹은 나라 운이 떨어질때 본인의 운도 함께 떨어졌는지... 속상하게도 많은 재산을 날렸다.

그런 아빠를 이해하기란 배부르고 등따시게 살면서 하고 싶은 공부도 다하고 놀고 싶은대로 다 놀면서 사는 내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면 정말이지 사치이다. 가당치 않은 이야기가 맞다.

그래도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흘릴 수 있어서 고마웠고, 아... 저래서 저래서 팔고 싶지 않았구나...

아... 저래서 아빠는 아직도 떵떵 거리고 가부장적이구나... 아... 그래도 움켜쥐고 싶으신게 아직 있으시구나,,,

 

그래서 나에겐 '조금 더 아빠를 존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구나.' 라고 마음먹게 한 이 영화가 고맙기만 하다.

 

       이 영화의 명대사는 "그래도 참 다행 아니가?,

힘들 세월에 태어나가, 힘든 세상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는기 참 다행이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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