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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2006년의 감상문

by 쭈야해피 2006.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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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저자
공지영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05-04-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네티즌 선정 2005년 올해의 도서, 2010년 대한민국에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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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6.3.11

 

그녀의 소설을 접한건, 내 학창시절,

 

그녀의 글들은 내 안에서 아직 자리잡지 못한,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 하나씩 깨달아 가는 계기가 됐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막연히 엄마처럼, 다른 여자들처럼은 살지 않을꺼라고 생각하던

뭣 모르던 시절의 나에게, 하나의 길이 되었다고나 할까?

어쩌면 모든 책들은 내게 그런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보다, 어떠한 것이든 흡수력이 빠르고 강력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그건 지금 생각해보면 나쁜점도 없잖아 있었던것 같다.

그 시절 행복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더 많이 읽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드는걸 보면 말이다.

 

여하튼 그녀의 소설은 <봉순이 언니>에서 끝이었다.

다음 작품을 그렇게 빨리 빨리 내는 편이 아니기도 하지만,

공지영의 소설이라면 꼭 읽고 싶었던 어린 소녀는 사라졌다.

그녀의 글이 성장했듯이, 나도 나이가 들어갔고,

이제는 나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그래서 애써 찾지 않았다.

한때, 참 많이 좋아했던 작가지.... 라고 떠올릴 정도??

그래서 이제껏 이 책을 읽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좋다고 읽어보라고 여기 저기서 떠들고 영화도 만들고 그런데말이지..

 

뒤늦게, 그것도 친구에게 빌려서 읽게 된 지금은,

참 고마운 책이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많이도 울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늘 위선자였음을 들켜버리고 말았다.

기분이 내킬때는 하루에도 몇번이고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내고,

기분이 내키지 않을때는 나이든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도

입꼬리가 살짝 치켜올라간다.

그러고선 나는 언젠가 돈을 많이 벌게되면, 안정적인 삶을 찾으면,

봉사활동도하고, 기부도하고 그러면서 살꺼라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엉망인건, 언제고 말하고 다니는,

'내 가장 큰 바램은 어린시절부터 간직해 온 내 꿈을 꼭 이루는 거야.

-사랑의 심장병 어린이 돕기-와 같은 기부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될꺼야...' 라는 자기 외침이다.

하지만 내 안의 또다른 목소리는 말한다.

'그건 일단, 돈도 되고, 명예도 되고, 보람도 느끼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보여질만 하잖아?' 라는 끊임 없는 속삭임이다.

 

윤수와 유정이가 마주 않아 진짜 이야기를 나눈 매주 목요일의 세시간,

나는 그들의 대화가 너무나 부러웠다.

세상에는 진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생각을 한다.

한동안 진실한 대화를 나누려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일려고

노력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도 나름대로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건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였다.

때로는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정도로 힘든 시도였다.

그래서 윤수와 유정이 부러웠고, 그들의 대화에 귀기울였다.

언제고 나에게도 진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언제고 나라는 사람은 그들과 같은 극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

평생이고 진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을 것만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한 두번정도는 교도관 장로님의 설교와 간증을 통해서

알고 있는 사실들이었다. 윤수와 같은 사형수의 변화에 대해,,,

나는 늘 머리로만 알고 있는 사실을,

가슴으로도 알고 있다고 우기고 다니는 선수이다.

이번에도 머리로만 알고 있었던 사실을 눈치채 버렸다.

그렇게 깨닫고 또다시 잊고 말테지만,,

 

오늘, 이 책을 보고 또 가슴으로도 안다고 말하는 실수는 하지 않을테다.

그냥, 요즘에 나는 이런 생각을 자주하게 되고 만다.

'세상에는 많은 다른사람들이 살아 가고,

그들의 생각들은 나와 때론 같기도 하지만, 주로 다르고,

그래도 한가지 생각되는건

그들도 나와 똑같이 귀중한 존재로써

사랑받고 사랑하고, 하루 하루를 존재할 가치있는 귀중한 무언가이다...'

 

 

조용히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 없이 기다려라.

왜냐하면 희망은 그릇된 것에 대한 희망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 없이 기다려라.

왜냐하면 사랑도 그릇된 사랑에 대한 사랑일 것이기 때문이다.

T.S. 엘리어트 <네 개의 사중주>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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