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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 2006년의 기록

by 쭈야해피 201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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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2006.6.22

 

공지영 산문집  

서점에서 누군가를 종종기다리곤 한다.
책의 제목 보다는 광고성 몇 단락에 현혹되어 책을 고르곤 한다.

요즘은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간에 눈이 반짝이곤 하는데.
공지영씨가 10년만에 발표하는 산문집이라고,
사랑은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다... 라는 문구에 현혹되었다.

'생의 한가운데에서 상처받은 사랑에게 보내는 치유와 위무, 그리고 삶을 향한 화해와 용서 '라는 말이 내게로 왔다.

지난번 정호승시인의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나,
시가 있는 에세이의 <사랑은 다 그렇다> 와 같은 형식을 취했다.

우선 시를 한편 소개하고, 그 시와 관련된 추억이나 사람
또 그와 관련된 상처와 그 상처에 대한 치유,,,
다른 점은 J라는 익명의 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역시 여성스러운 감성적 표현이 많다는 점이다.

이해할 수 있는 아주 민감하고, 예민한 표현들이 많다...  

나는 외로움이 많은 사람에 속하는 편인데, 다른 지인들은 잘 모른다.
물론 주위에 늘 사람들이 넘쳐나는 편이기도 하고,
혼자 있는 시간 보다는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이 많은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늘 밝고 맑게 웃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이라도,
돌아서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래, 이 책에서는 세월이라는 단어와, 여유로움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에게 상처 받은 마음은 스스로를 용서할때 치유할 수 있고,
무엇보다 세월이 흐르고, 각박한 도시 보다는 자연이 숨쉬는 한적한 곳에 있을때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살고는 있지만, 그녀의 외로움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지만,
,,, ,,, 잘 참으면서 읽었다. 그냥 ,,, 왠지 무언가가 전염되는 듯 했다.

그녀가 정의한 예술가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전체 인류 중 몇 명 되지 않는 고통 과민반응 환자들,,,

아무리 상식적이고 아무리 튼튼한 사람도 생의 어느 봄날
한 번쯤 오뉴월의 훈풍에 아파서 울 때가 있는 것이니까..
마치 혼자서만 세상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것같이 외로울 때도...
그럴 때 너만 그러는 것은 아니야, 하고 다가가는 그런 존재들이
바로 예술가들이라는 것,,,
오스카 와일드의 말대로
우리는 모두 한 번쯤은 예수와 함께 엠마오로 걸어가야 하는데,
그럴때 바로 오래도록 아픈 숙명을 유전자에 지니고 사는
예술가들이 그와 함께 그 길을 걸어준다는 것을.

이책에 인용된 많은 작품들을 꼭 한번 다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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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수무책인 슬픔 앞에서 

p196. <칼과 칸나꽃> 최정례

너는 칼자루를 쥐었고
그래 나는 재빨리 목을 들이민다
칼자루를 쥔 것은 내가 아닌 너이므로
휘두르는 칼날을 바라봐야 하는 것은
네가 아닌 나이므로

너와 나 이야기의 끝장에 마침
막 지고 있는 칸나꽃이 있다 

문을 걸어 잠그고
슬퍼하자 실컷
첫날은 슬프고
둘째 날도 슬프고
셋째 날 또한 슬플 테지만

슬픔의 첫째 날이 슬픔의 둘째 날에게 가 무너지고
슬픔의 둘째 날이 슬픔의 셋째 날에게 가 무너지고
슬픔의 셋째 날이 다시 쓰러지는 걸
슬픔의 넷째 날이 되어 바라보자

상갓집의 국숫발은 불어터지고
화투장의 사슴은 뛴다
울던 사람은 울음을 멈추고
국숫발을 빤다

오래 가지 못하는 슬픔을 위하여
끝까지 쓰러지자
슬픔이 칸나꽃에게로 가
무너지는 걸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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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참고 있었는데, 또다시 눈물에게 지고 말았다.
잘 참고 있었는데, 이 책이 울린거라고 생각하겠다.
끝으로 갈 수록, 자기 자신을 성찰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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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의 기억 한 자락에서 찾아냈다.
노트북이 망가졌어도, USB에 저장해 놓았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다행이다...
대학 1년부터 적기 시작했던 독서 감상문,,, 안 쓴지 너무 오래 되었네...
몇 년후에 불현듯 기억났을 때, 감명받았던 그 부분을 기억하지 못 할 텐데...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나중의 나를 위해...
올 해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한 줄이라도 남겨야 겠다. 예전의 그 열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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