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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시절(memories of the period)/샌디에고(SD) Story

세번째 크리스마스가 다가 온다

by 쭈야해피 2011.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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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겨울 in Santee)

이곳에 온 이후 세번째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다.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여기저기 조금씩 집앞 정원에 크리스마스 데코를 해두었다.
예전에 살던 Santee 만큼 멋지게 데코레이션이 된 곳은 없지만,
나름 멋지다... 눈이 내리지 않는 이곳에서도 크리스마스 데코에는 산타할아버지, 루돌프, 눈사람, 눈모양의 심벌 등 ... 따뜻한 겨울을 꿈꾸는 모양들로 가득하다.

이번 주는 샌디에고에 여름이 다시 찾아왔다. 80 Fahrenheit = 26'C 를 육박하는 햇살 쨍한 날씨에 눈사람 모양의 트리를 산책 도중에 만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러다가 문득 아...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구나...를 떠올리고, 이번이 세번째구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첫번째 크리스마스는 교회 가족들과 함께, 두번째 크리스마스는 ,,, 일을 했던거 같고, 이번이 세번째인데... 역시나, 아무런 계획이 없다. 아... 3년 동안 여전히 애인도 없고, 마땅히 즐길 거리도 없고, 여전히 오리무중인 앞날을 걱정하며, 채용공고를 기웃 거리고 있으니, 흠... 딱하다.
한국에 있을 때는, 그래도 교회 예배 마치면, 친구들이랑 스키도 타러가고, 아니면 교외에 있는 카페로 놀러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그랬던 것 같은데 말이다. 여기서는 무작정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만 바라보며 연명할 따름인 것이다.

아직 이력서를 많은 곳에 보내지 않았지만, 나는,,, 고민하고 있다. 과연 이곳에서 한국 회사에 꾸역꾸역 들어가서 일하는 것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을 다시 구해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 무엇이 다를까?? 무엇이 나에게 더 좋을까?
아무래도 질문이 잘 못 된 것이겠지? 그래서 답도 없고, 이력서를 넣고 또 넣고 또 찾아보고, 시도해 보기도 전에 이렇게 머리속이 오리무중이 되어 버린 것이겠지?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닌데,,, 난 벌써부터 지레 겁을 먹고 있다.
늙어 간다. 겁도 많아지고, 도전이란 단어가 쉽지 않고, 나태는 나를 짚어 삼킬 것 같은 상태,,,
남들과 다르게를 외치다, 남들과 다름없음을 깨닫는 순간, 진한 패배감이 나를 뒤덮는다.

2011년도 이렇게 한달만 남았다. 무엇이 잘 마무리하는 것일까?
어떤 모습이 내가 2012년을 잘 맞이할 수 있는 것일까? ...
생각도 하기 싫어, 블로그도 방치한 채, 글 한자 쓰지 않고, 책 한 장 넘기기 힘들어 하고 있다.
아니 스스로 회피하고 있다. 글 한자도, 책 한장도, 귀찮아...를 외치며, 나는 뒤쳐져 간다.

그래도 눈사람 데코레이션은 방긋 웃고 있더라, 빨간 목도리에 깜장색 모자, 삐죽 튀어나온 당근 코를 하고서,,, 어린 시절 네가 꿈꾸던 크리스마스가 이런 모습은 아니었지 않느냐고,,,
방긋 웃으며 이곳 타지에서 맞이하는 세번째 크리스마스가 오기전에 새로운 삶을 꿈꿔 보라고,,, 말이다. 첫번째, 두번째와는 다른 세번째 크리스마스는 뭘까?
나는 3년 전이고 지금이고 그냥 단지 애인을 꿈꾸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남들과 다른 삶이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방송인이 되겠다는 거창한 포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그저 단지,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달콤한 크리스마스를... 그것만 늘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런 노력도 없이 나태하게 방안에 콕 박혀서 말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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