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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밥벌이의 지겨움- 김훈의 世說: 어른스러운 세상보기

by 쭈야해피 2009.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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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에세이는 읽기 어렵다.
'읽고 또 읽고, 어라.. 또 놓쳤네...'
잠시라도 딴생각을 할라치면 그새 그의 언어는 내 머리속에서 오리무중으로 빠진다.

여전히 연필로 꾹꾹 눌러적어가면서,
지우개라는 신묘한 물건을 고맙게 여겨가며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를 반복해서,
글을 써나간다는 김훈 선생의 세상이야기를 드디어 손에서 털었다. ㅎㅎ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 -
'밥벌이의 지겨움' 중에서

그러므로 이 세상의 근로감독관들아, 제발 인간을 향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조져대지 말아
달라. 제발 이제는 좀 쉬라고 말해 달라. 이미 곤죽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

... ... ...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이걸 잊지 말고 또다시 각자 핸드폰을 차고 거리로 나가서 꾸역꾸역 밥을 벌자.
무슨 도리가 있겠는가. 아무 도리 없다.


거리에 관한 짧은 기록 -
'라파엘의 집' 중에서

서울 종로구 인사동 술집 골목에는 밤마다 지식인, 예술가, 언론인들이 몰려들어
언어의 해방구를 이룬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논하며 비분강개하는 것은 그들의 오랜 술버릇이다.
그 술집 골목 한복판에 '라파엘의 집'이라는 불우시설이 있었다.
참혹한 운명을 타고난 어린이 20여 명이 거기에 수용되어 있다.
... ...
...
'라파엘의 집'은 전세금을 못 이겨 2년 전에 종로구 평동 뒷골목으로 이사갔다.
'라파엘의 집' 한달 운영비는 1200만 원이다. 
... ...
인사동 '라파엘의 집'은 술과 밥을 파는 식당으로 바뀌었다.
밤마다 이 식당에는 인사동 지식인들이 몰려든다.


김훈 선생의 글을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눈물이 나오기도 하고, 썩소도 날려보고,
그리고 생각이 넓어지기도 한다.
짧고 간결하지만 강력한 언어의 세계, 그의 펜은 강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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