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읽기 시작했으니까, 거의 4개월 만에 읽었네.. ;; (10~11월에는 너무 바빠서 거의 못 읽긴했지만)
요즘 책 읽는 속도로는 1년에 20권 읽기는 커녕 10권도 제대로 못 읽지 싶다. ㅠㅠ 아...
애정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의 책인데, 음... 뭐랄까 대작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너~무 어렵다고나 할까?
만약에 20대에 읽었다면.. 좀 더 다른 느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대후반 ~ 30대가 주인공인 1Q84를 읽고,
15세의 다무라 카프카 군을 만났더니, 삶의 의미와 가치가 너무 무겁게 와 닿았다. 무거운 책인거 같다.
약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기억상실, 기억소멸, 선택적 죽음과 실종, 가족의 정의, 노인과 젊은이, 인생, 당위론적 삶, 우연과 필연, 망상, 동물과 사물과 대화할 수 있다면, 사물의 의미, 친절함, 음악, 단절, 소통, 의지
암튼 엄청 많은 생각과 시각을 열어준다는 점에 있어서는 '대작'임을 인정해야하겠다.
여지없이 수 많은 밑줄이 있지만, 상하 두권인 관계로, 추려서 몇가지만 뽑아야겠다.
상
pg 18
"넌 지금부터 이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 되어야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이 세상에서 살아나갈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로 터프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네 스스로 이해해야만 하는 거다, 알겠지?"
pg 124
자신들이 쓰러졌을 때의 기억조차 없었습니다. 그 부분은 깨끗이 빠져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기억의 '상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누락'에 가까운 것입니다. 이것은 전문적인 용어가 아니고, 지금 편의상 사용하고 있을 뿐이지만, '상실'과 '누락'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pg 166
나카타상은 누군가를 기약 없이 기다리는 데 익숙했고, 혼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는 데에도 익숙했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
더보기pg 167
그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무명의 세계는 그 무거운 침묵과 혼돈은, 오래된 그리운 친구이자 지금은 자신의 일부이기도 했다. 나카타 상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pg 201
좀더 복잡한 요소를 지닌, 그리고 좀더 내면화된 폭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 혼자 가슴에 담고 있어야만 하는 종류의 폭력입니다. ... ...
폭력을 휘두름으로써 그때 그의 내부에 있던 평온의 여지같은 것을, 저는 치명적으로 훼손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들여서 어떻게든 그 과오를 보상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의 상황이 뜻대로 안 되어, 결국 그것을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나카타 군은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채 도쿄의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 뒤로는 한 번도 얼굴이 마주친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한으로 남아 있습니다.
pg 349-350
"나는 성별로 말하자면 틀림없이 여자지만, 유방도 거의 커지지 않았고, 생리도 전혀 한 적이 없어, 하지만 페니스도 없고 고환도 없고, 수염도 나지 않지. 요컨대 아무것도 없는 거야. 시원하다면 아주 시원하지.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아마 너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말이야."
pg 351
"나는 보다시피 이런 인간이다 보니 지금까지 여러 곳에서, 여러 의미에서 차별받아 왔어"
"차별당하는 심정이 어떤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것인지, 그것은 차별당해 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지. 아픔이라는 것은 개별적인 것이어서, 그 뒤에는 개별적인 상처 자국이 남아. 그렇기 때문에 공평함이나 공정함을 추구하는 데에는 나도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다만 내가 그것보다 더 짜증이 나는 것은, 상상력이 결여된 인간들 때문이야. T.S. 엘리엇이 말하는, '공허한 인간들'이지. ..."
하
pg 12
나카타 상의 말투에는 뭔가 꽤 상식에 어긋난 점이 있는 게 분명했고, 그가 말하는 내용은 그 이상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그 황당함에는 무언가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 있었다. 그는 나카타 상이라는 인간이 이제부터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지 그것이 알고 싶었다.
더보기pg 91
"계시란 일상성의 테두리를 뛰어넘는 것일세. 계시 없는 인생이 무슨 인생이란 말인가! 다만 관찰하는 이성에서 행위하는 이성으로 뛰어 옮겨 가는 것, 그것이 중요하지.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나, 이 얼간이 같은 친구야?"
pg 168-169
"... 영국인이 건너와서 가축을 가두기 위한 울타리를 만들었을 때, 그들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 그리고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반사회적이고 위험한 존재로서 황야로 추방되었지. 그러니까 너도 가능한한 주의하는 게 좋아, 다무라 카프카 군. 결국 이 세계에서는 높고 튼튼한 울타리를 만드는 인간이 유효하게 살아남게 되는 거야. 그것을 부정하면 넌 황야로 추방당하게 돼."
pg 238
"미궁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만들어낸 것은, 지금 알려져 있기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사람들이야. 그들은 동물의 창자를 -때로는 인간의 창자를- 꺼내서 그 형태로 운명을 점쳤지. 그리고 그 복잡한 형태를 찬양했어. 그러니까 미궁의 기본 형태는 창자야. 즉 미궁의 원리는 네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거지. 그리고 그건 네 바깥쪽에 있는 미궁의 성격과도 서로 통하고 있어."
pg 308
"추억이란 당신의 몸을 안쪽에서부터 따뜻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당신의 몸을 안쪽으로부터 심하게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이기도 합니다."
pg 380
"그러니까 귀찮다는 게 호시노 인생의 키워드야"
"얘기가 조금 복잡해지면, 곧장 걸음아 나 살려라하고 도망쳐 버리는 거지. 자랑은 아니지만 도망친느 데는 도사거든. 그래서 이제껏 무언가를 끝까지 철저하게 규명해 본 적이 없어. 이게 바로 호시노의 문제점이야."
pg 441
"잘 맞혔어. 말로 설명해도 올바로 전달되지 않는 건 아예 말하지 않는 게 제일 좋지."
"가령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럴까요?"
"그래, 설령 자기 자신에게도 말이야"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은 우리가 중 2 병이라고 부르는 그 아이들의 질풍노도의 시기이다.
내일 모레 마흔도 질풍노도의 시기이긴 마찬가지인데,,, 아이러니하다.
삶은 그렇게 언제고 처음이라 쉽지 않다. 누구라도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00살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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