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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3권 다시 읽기

by 쭈야해피 2017.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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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을 알듯 알듯 정확하지는 않았는데, 좋은 결말이라 ... 다 읽고 나서 기분이 좋다.

600페이지를 넘어서서는 왠지 모르게 아쉬워서 천천히 읽었다.

덴고와 아오마메를 떠나보내기가 아쉬웠나? 아니면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 우시카와의 죽음에 마음이 다운되었던 거 같기도 하다.

 

만만치 않은 분량의 1,2,3권을 다 읽고 나니, 1Q84와 1984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잊지 않아야지... 2번 읽었으니..ㅎㅎ

 

초등학교 시절 찰나의 순간을 붙잡고, 20년의 시간을 거슬러 시공간을 뛰어넘어 마침내 서로를 찾아낸 두 주인공처럼 '사랑'은 사랑이라고는 없어도 살것 같은 이 시대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그냥 소설과 영화와 같은 이야기로만 남을까?

 

기적이라는 건 뭔가 거창한거 같지만, 서로가 서로를 당기는 힘. 시공간을 초월해 간절히 바라는 무엇. 보통의 마음과 바람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간절함. 그런것들이 모이고 쌓여서 조금씩 이 세상 모든 인력과 중력을 바꿔가는 게 아닐까. 우연과 인연과 필연을 가장해.. 그 시간 그 순간 그 찰나에 인생이 바뀌는 것. 그것이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나 누구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겠지만, 또 그렇게 누구라도 그런 힘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간절함이라는 건, 사랑의 힘이라는 건 또 공평하게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니까. 20년간 순수하게 지킬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제2장 아오마메, Q 외톨이지만 고독하지는 않아

pg. 54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좁은 곳에 혼자 틀어박혀 있는 건 실제로 해보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야. 아무리 터프한 인간이라도 얼마 못 가서 신음을 흘리지. 특히 누군가에게 쫓기는 그런 경우에는."

 

제9장 덴고, Q 출구가 아직 닫히지 않은 동안에

pg. 219

 아주 짧은 한순간, 시간의 문이 안쪽을 향해 열린다. 오래된 빛이 새로운 빛과 하나로 섞여든다. 오래된 공기가 새로운 공기와 하나로 섞여든다. 이 빛과 이 공기다, 하고 덴고는 생각한다. 그걸로 모든 것이 납득된다. 거의 모든 것이. 이 냄새를 왜 지금까지 기억해내지 못했을까. 이렇게 간단한 일인데.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세계인데.

 "네가 보고 싶었어." 덴고는 아오마메에게 말한다. 그 목소리는 아득하고 불안하다. 하지만 틀림없이 덴고의 목소리다.

... ...  덴고는 말한다. "나는 좀더 일찍 너를 찾아나서야 했어.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아. 너는 나를 찾아낼 수 있어." 소녀는 말한다.

 

제10장 우시카와, Q 솔리드한 증거를 수집한다

pg. 249

 "깊은 신앙심과 불관용은 항상 표리의 관계지요. 그건 우리 손으로는 좀체 감당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우시키와는 말했다.

 

제13장 우시카와, Q 이것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인가?

pg. 306

 하지만 우시카와는 그런 능력을 되도록 남들 앞에서 내보이지 않도록 주의했다. 어떤 형태이건 남의 시선을 끄는 것은 그가 좋아하는 바가 아니었다. 지식이나 능력은 어디까지나 도구이지 그것 자체를 자랑하며 내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제24장 덴고, Q 고양이 마을을 떠나다

pg. 594

 "만일 죽은 사람이 그걸 안고 떠났다면, 그 비밀은 분명 남겨 놓고 갈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던 거야."

 

제27장 덴고, Q 이 세계만으로는 부족할지 모른다

pg. 664

그건 덴고에게는 믿기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다. 거세게 변화하는 이 미궁과도 같은 세계에서, 이십 년 동안 얼굴 한번 마주한 일 없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소년과 소녀의 마음이-지금껏 변하는 일 없이 하나로 이어져왔다는 것이.

 

2017년 서울의 한 구석에 살고 있는 내게도 붉은 피가 흐른다. 드라마보다 더 비현실적인 하루하루에도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직 깨닫지 못한 이유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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