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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판(pictures)/여행中(on the road)

2011년 뉴욕여행3. 예기치 못한 선물-폭우가 그치면...

by 쭈야해피 2014.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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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

처음부터 가지 않기로 했지만, 마음을 바꾸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향하는 순간에 말이다.

점점 빗발은 거세졌다. 우비나 우산을 파는 곳도 발견하지 못한채 반쯤 젖은 상태로 버스를 타고 도착한 정류소...

정말이지 건물로비 마다 사람들이 서서 오도가도 못할 정도의 폭우가 내리칠 때, 버스에서 내렸다.   

별 수 없지 뛰어야지... 단 2~3분 만에 몽땅 정말 쫄딱 젖어 버렸다. 하하하...

빌딩로비에 도착했더니... 텅~ 보통 1~2시간은 기다려야 엘레베이터를 탈 수 있는데, (시티패스 티켓을 사서 티켓사는데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지만, 패스줄도 길어서 락팰러에서도 꽤 기다렸었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비까지 맞고 온 마당에 기어이 올라가야했기에... 표는 어차피 손에 들려있었고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사람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를 향했다. 경비원도 안내원들도 모두들 말렸다. 가시거리가 제로라고 고개를 가로질렀다. 위험해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할거라고...

 

그런데 전망대에 도착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비는 뚝 그쳤고, 도심을 휘감았던 검뿌연 안개가 하늘로 피어올랐다.

바람이 불고 도시는 고요했다. 뭔가 으스스한 영화의 전조같은 모습이었지만,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점점 거대한 도시의  윤곽이 드러났다. ... ... 사람도 거의 없고, 서있던 경비원들도 갓럭키라고 말해주었다. 사람들이 없으니 설명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줬다. 무모한 도전의 결과는 행운이었다.

 

안개는 건물들에서 피어오르는 것 같이 보였고 서서히 사라지고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아름다웠다... 평생을 잊지 못할 순간중의 하나였다. 예기치 않은 폭우가 나와 내 친구에게 선물한 신비로운 풍경... 

 

이날 인포메이션 데스크는 아마도 엄청나게 전화가 울려댔을 것 같다. 운영을 하나요 안 하나요? 오셔도 가시거리가 없어 보시지 못 할 겁니다. 라고 대답하겠지만... 1층에서는 저 위에서 몇 분뒤에 일어날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

인생은 가끔... 왜? 라고 물을 때... 엉뚱한 광경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도 알 수 없으니...

그냥 무작정 앞으로 가 보는 건 어떨까? ...   

 

 

뉴욕에서의 마지막 전날 밤에는 뮤지컬을 보았다.

브로드웨이에서 제일비싼 뮤지컬을 그것도 제돈 다~ 주고 특등석에서... :") 스파이더맨들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좋은 자리라고 꼭 좋은 자리는 아닌 것 같지만~ :") 뉴욕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뮤지컬임에 분명하다!

결국은 저 스파이더맨(Reeve Carney)에게 꽂혀 버렸지만~ ㅎㅎㅎ

 

Empire State of Mind (part2)-노래와 스파이더맨 그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뉴욕여행과 잘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다. 한번 떠올르면 쉽게 가시지 않는 잔상들이다.

 

5박 6일 간의 뉴욕여행 중에 단 하루, 소나기가 내렸다. 도착한 첫날의 비, 그리고 이날의 소나기가 다였다.

6일 내내 맑음 그리고 한국보다는 청명하고 샌디에고보다는 습했다.

더웠지만 관광을 다니기에 무리없을 정도의 더위였고 도심 속 곳곳의 분수와 공원이 충분히 그 열기를 식혀줬다.

날씨 맑음이 주는 여행의 자유 그리고 급작스런 폭우로 인한 예기치 않은 추억까지...

그래서 다시 가보고 싶은 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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