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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 깊은 이야기, 아직은 닿을 수 없는

by 쭈야해피 201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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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2-08-2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연을 건너가는 것!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가격비교

 

오랜만에 만난 김연수의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이라는 책으로 처음만난 작가였는데,

깊고 깊은 그의 자아성찰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가끔 어려운 마음속 이야기가 궁금할 때가 있는 데 그럴때 생각나는 작가인것 같다.

무거질 수 있는 우리의 역사 속 이야기와 사랑이야기가 함께 녹아나는 방식. 그런 사랑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그 전 소설에서도 이번 소설에서도 같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너와 헤어진 뒤로 나는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 2005년을 기점으로 너는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졌지.

... ...

네 눈을 빤히 쳐다보고 싶지만, 너를 바라볼 눈동자가 내게는 없네. 너를 안고 싶으나, 두 팔이 없네. 두 팔이 없으니 포옹도 없고, 입술이 없으니 키스도 없고, 눈동자가 없으니 빛도 없네. 포옹도, 키스도, 빛도 없으니, 슬퍼라, 여긴 사랑이 없는 곳이네.

아무것도 없어도 저 문구 하나만으로도 이미 가슴이 울렸지...

내가 이 책을 읽기도 전에 요 문구를 사진으로 찍어서 sns에 올렸더니, 어느 엄마가 대답했다.

"일 정도면... 이건 엄마마음인데요???"라고.

그러게 엄마는 나를 우리를 자녀들을 그렇게 생각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심연이 존재합니다. 그 심연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타인의 본심에 가닿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날개가 필요한 것이죠. 중요한 건 우리가 결코 이 날개를 가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 날개는 꿈과 같은 것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안다는 것 역시 그와 같아요. 꿈과 같은 일이라 네 마음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야 하나도 어렵지 않지만, 결국에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방법은 없습니다. 그럼 날개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그 이유를 잘 알아야만 합니다. 날개는 우리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길은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날개가 없었다면, 하늘을 난다는 생각조차 못했을 테니까요. 하늘을 날 수 없다는 생각도 못했을 테지요. 

사람과 사람사이에 심연이 존재하다는 것은 알 것 같다. 그런적이 많다고 느끼기도 하니까. 그런데 날개가 있어도 날 수 없다니,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다니, 참 암담하다.

알 수야 없겠지 정확하게는 그래도 이해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혹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이는 것 정도야 할 수 있지 않을까? ... 하긴 날개가 없다면 난다는 생각도, 날 수 없다는 생각도 못했을 거라고 하니, 그것에 위안을 삼아야 하는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의 이야기는 그의 바람대로 좋은 책인가 보다. 이것저것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의 능력일 테니까.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엄마가 나에게 말한다. 좀 잊어버릴 수 있게... 그래야 잊고 살지. 한다. 엄마는 그런건가 보다.

나는 엄마라는 날개를 달지 않으면, 나의 딸을 낳아보지 않으면 그 마음을 이해조차 할 수 없겠지? 엄마의 그 어쩔 수 없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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