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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note)/꿈(dream)

도망쳤으나, 다시 그 자리

by 쭈야해피 201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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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라호야 비치

지난 주말에는 라호야 비치에 다녀왔다.
집에서 52번 프리웨이를 타고 달리면 끝자락에 바다가 나오는데, 그곳이 라호야 비치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기도 하거니와,
지난 4년동안(?) 땅값비싼 동네 2위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1위는 단연, 비벌리 힐즈이다. 

또, 기욤뮈소의 소설에 등장한 아름다운 바닷가 별장이
이곳 샌디에고 해안에 있었으며,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로 보아
나는 그곳이 이곳이라고 추측하고 있는 중이다.^^

가끔은 와... 정말 이곳이 외국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사진처럼 저렇게 드넓은 바다나 하늘을 본다거나,
한국의 세배가 넘게 커다란 갈매기나, 책에서만 보던, 페리칸, 물개를 눈앞에서 직접 볼때
그런 엄청 거대한 자연의 풍광앞에서 한가로움을 느낄 때
나는 이런 생활을 나는 기대하고 있었구나... 라고 깨닫고는 한다.

나는 답답한 일상에서 도망을 쳤다.
그래, 이제 생각해보면 도망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것 같다.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그 경쟁이 마치 사회의 잘못이기라도 한냥,
그렇게 비판을 해대며,,, 나와는 경쟁이 맞지 않다고 내팽겨쳐버릴때가 많았다.
그리고 굳은 결심으로 공부와 외국생활에 꿈(?)을 품고 도망쳐 왔다.
공부를 하면, 경쟁을 하지 않고 좀 더 자신을 성장 시킬 수 있으리라는 판단으로,,,

이제 이곳생활도 5개월이 거의 다 채워져간다.
과연, 나는 얼마나 성장했으며, 얼마나 경쟁으로부터 도망쳐 왔을까?
...
하지만, 나는 이전 보다, 더 한 경쟁 속으로 들어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더 없이 큰 나라이지만, 나는 그 큰 나라에서 살아 남기 위해
부득부득 살아가는 한인세계 속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나역시 살아남아야 하기에...

경쟁이라는 단어는 성장이란 단어로
도망이라는 단어는 발전이라는 단어로 뒤짚어 생각을 전환할 수 있지만,
아직, 나는 여전히 한국에서의 그 자리에 서 있다는 느낌이다.
경쟁에서 성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도망치려고 하는 그 때의 그 느낌이다.
여전히 도망치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도망칠 곳이 없다...

공부도 하고 있고, 온몸으로 땀을 흘려 돈을 벌고 있고,
어느 누구도 의지하지 않은 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하루를 살아내는,
한 사람의 삶의 무게를 오롯히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 삶은 살아갈 수록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이 거대한 나라에서도 느끼고 있다.
어디나 다름이 없다는 것,
완벽하게 내가 바라던 삶이 완벽하게 내가 거부하던 삶이 었다는 것을
나는 모순투성이 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나는 지금, 언제까지나 청개구리 같이 살 수 없음을
그 우물 밖에서 깨달은 진실들을 거부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야 뼈져리게 ... 반성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나는 언제쯤 도망을 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지...
그것은 아직 모르겠다.
반성을 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 받아들이고, 그러고 나서는...???

숲을 열심히 헤매이다가
결국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
그 자리에 주저 앉지 않으려면, 죽지 않으려면... 다시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숲을 더 헤매야 하려나...
내 안의 소리를 잘 모르겠다... 모순덩어리라 더 어려운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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