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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시절(memories of the period)/샌디에고(SD) Story

차를 샀다. 1998년 산

by 쭈야해피 201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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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드디어 차를 샀다.
첫 세차를 하고 급하게 찍은 사진 몇컷이다.

한국에서는 제조된지 12년이나 된 차를 몰고 다니면,,,,
다들 구경하고 물어보고 난리겠지만,
이곳에서는 그저 가난하겠거니, 할아버지 차이 겠거니, 하고 넘어가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래도 지인덕에 어렵지 않게 좋은 차를 구입한 것 같다.
엔진 소리가 좋다고 한다.


나의 첫 차는 꿈에도 그리던 아우디이다.
와우... 이곳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ㅎㅎ

하지만 나는 차를 사고 가난뱅이가 되었다.
하루는 기름값을 넣을 돈이 없어, 차를 주차해 놓고 걸어서 돌아왔다.
뉴욕이나 시카고 처럼 사람들이 밀집해서 사는 대형 도시가 아니고서야,
이곳에서는 차가 필수품이다.
마트에 가려고해도 학교에 가려고해도 차가 꼭 있어야지 갈 수가 있다.

전차역 근처나,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살아도 가능은 하다.
(그런 곳은 비싸기도 하거니와, 어떤 곳은 위험하기도 하다...;;몰라 들은 얘기다)
하지만 우리집은 버스가 한시간에 한대 있고, 그것도 6시 30분에 끊겨버린다.
주일에는 버스 자체가 없다.... ㅎㅎ
차를 타면 7분 걸리는 거리가 걸어서 45분 정도 걸린다.
따로 운동이 필요없지만, 아무도 걸어서 다니지 않는다...
총을 소지할 수 있는 나라에서, 밤늦게 걸어서 다니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나는 그렇게 두달을 살았다. 그러면서 내가 사는 동네에 익숙해져 갔다...

차를 사면 뒤이어서 돈이 들어갈 일이 많다.
차량국에 신고부터 시작해서, 정비소에서 체크해야 하는 부분들, 엔진오일, 타이어 등등 과
매주 들어가는 기름값... 무엇보다 보험비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보니, 학교와 집만 오가는 유학생들은 차를 사지 않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어디 여행을 갈 때는 렌트라는 방법도 있으니까...
남학생들은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하고,
여학생들은 차가 있는 학생들과 공유를 하기도 한다. 카풀처럼 말이다...
(물론, 아무렇지 않게 한국에서는 타 보기 힘든 외제차를 타는 학생들도 있다.
아무래도... 한 때의 낭만이기도 하고, 여유가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 샌디에고의 대중교통은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
생활비를 벌려고 일을 할려고 친다면 차는 꼭, 필요한 생명줄이기도 하다.

나는 한국에서 여행을 할 때 빼고는 운전을 해 본 적이 없다.
'장롱면허'라고들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국제면허증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우선 한글로 된 필기시험을 보고, 임시면허증을 받아 드라이브 테스트를 다시 받아야 한다.
필기시험부터 실기시험까지 ... 약속을 잡고 시험을 치고 인증을 받는 작업은
혼자서 하려고 하면, 아마도... 많이 힘들 것 같다.
한국 유학생들은 주변 친구들에게 주로 도움을 많이 받는다.

남의 나라에서 사는 것은, 역시나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전혀 친절하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을 이제서야 되돌아 본다.
마음은 친절하고 싶었으나, 나 역시 '도움이 필요하니?'라고
한번도 물어 본 적은 없었으니... 이제와서 할 말이 없다.

그런 반면, 이곳에서 만난 미국인들과 여행객들은 ... 대부분 친절하다.
물론, 말이 너무 빨라 전혀 이해할 수 없을 때도 많지만,
웃으면서 인사라도 해 준다는 것이... 더 없이 친절하다고 느껴진다.

차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와 대중교통에 대한 이야기,
운전면허와 ...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연관이 없는 듯 하지만, 모두가 하나의 맥락이다.

어째서?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살아 남고자 하는 이야기 이니까 ...
이곳에서나 그곳에서나
가장 기본적인 이동수단의 이야기,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 바로 길이니까 말이다.

그 길이나 이 길이나, 어렵긴 진배없으나,
나는 그 길이 그립고,
또 누군가는 이 길을 간절하게 기대하고 있기도 하니,
언젠가는 어느 길에선가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어떤 인연으로든... 그 누군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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