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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note)/일상(diary)

눈을 감으나 뜨나 - 종이 한장의 차이

by 쭈야해피 200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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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 양날, 양각 ... 종이 한장 차이로 너무도 다르게 기억되는 것들...
당신들에게 나는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
아니, 나에게 당신들은 오늘은 어떤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될까???

괜시리 센치해지는 밤이다.
이런 날은 그냥 라디오를 듣다가 자는게 상책이지만,
또 아무런 의미없는 글들을 끄적끄적 남기고 있다.
내일이면 오늘 이 밤의 감정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남겨질 텐데 말이다.

오늘은 '내 사랑'이란 영화를 봤다.
나에게 사랑은 아직은 사치이고, 건드리면 다시 곪을 것 같은, 선홍색 생채기의 흔적인데.
다른 사람들의 오롯한 사랑이야기를 보면서 그 흔적에 눈길이 자꾸만 간다.
한 때는 저들 못지않게 열혈하던 그것도, 이제는 반창고로 붙이고 가려야만 한다는 사실이
괜시리 받아들이기 힘든 밤인듯 하다.

삶에 있어서, 남녀간의 사랑만이 저렇듯 곪고 터진 상처의 흔적을 남기는 건 아니다.
세상 사 별것 있냐. 그냥 웃고 넘기면 그만이지...
그래도 젊다는게 ... 웃고 넘기지만은 않고, 가슴깊이 새기고 새겨, 교훈을 얻어야만 하는게 아닐까?
괜한 ... 정말 괜한 시비다. 그냥 ... 흥하고,, 쿨한척 .. 잊으면 될 것을, 굳이 끄집어내서 다시 보고는
그러고는 상처를 곪게 만든다.

사람을 사랑하든, 일을 사랑하든, 사물을 사랑하든, 사랑이란 이름의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
열정을 다 받쳐서 얻지 못했다면 후회도 없을 텐데... 모든 건 후회를 남긴다.
그래서 다음 기회에 ... 라는 말이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저 영화를 보면서, 다음이란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랬다. 이미 지나버린 ... 놓쳐버린... 그런 것들 따위는 상처도 고마움도 미련도 다 그냥 부질없다.
꽁꽁꽁 싸서 여지없이 버려야 한다.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눈이 편안히 한 곳을 응시하지 못한다.
두리번 두리번 부질 없는 방황을 하고 있는, 눈이 쉴 수 있는 날은.. 그 곳은 ...
언제, 어디서 .. 찾을 수 있을까?

봄날 만큼 따뜻한 연말의 어느날이 가고, 눈대신 비가 오는 밤...
내 방황의 끝은 없다는 걸, 다만 이제 조금 더 천천히 걸을 수 있다는 걸,, 막연히 느낀다.
꽤나 억울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주위 풍경들도 구경하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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