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댄스댄스댄스 - 노력하는 천재,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나다.

by 쭈야해피 2007. 12. 5.
728x9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댄스 댄스 댄스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1권. 운명의 미로
2권. 그림자와 춤추는 공백지대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있는 동안, 그의 인간성에 껌뻑하고 죽어버린다.
평범한 아저씨가 평범한 일상사를 무신경하게 한 목소리로 풀어내는 걸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정말 정말 얼굴 한 가득 미소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의 글을 읽는 동안, 살아 있기를 잘 했어라고... 느끼는 정도라면 껌뻑 죽는게 맞는 말일 것이다.

반면, 나는 그의 장편 소설을 읽고 있는 동안, 그의 노력성에 찬사를 보낸다.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그이지만, 그의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얼마나 힘들게 여러번 지우고 고치고 다시 또 고뇌했을지를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를 잘 모르지만, 나는 그의 글들을 읽고 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


<댄스 댄스 댄스>는 그의 전작 소설, 3편의 마지막, 완결편인 4부작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의 전작 소설들을 읽지 않았다. 앞으로 차근 차근 읽어갈 생각이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 핀볼><양을 쫓는 모험>

<노르웨이의 숲>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그의 소설이 어렵다기 보다는
다들 독자 개인의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가 관건이라 생각된다.
그 때도 그랬지만, 나는 시대적 배경 보다는 주인공 개인의 사건흐름에 촛점을 두는 편이다.
그래, 그래서 나는 제대로 감흥을 받았다.

나는 종종, 내가 아닌, 또 다른 나의 삶을 상상하곤 하는데,
그런 이중적인 내 모습이 주인공의 스타일에서 되살아나고 또 움직이고 있었다.
이거 내 얘긴가? 아니, 그 사람 얘길지도 몰라... 하면서,
계속 계속 결말이 궁금해 졌다. 그리고 점점점 깊은 수렁 속에 빠져들다가 탈출한다. 탈출의 묘미...


6명의 백골, 그 환영을 본 주인공 앞에 차례 차례 주변 인물들이 죽어 간다.
그렇게 죽은자는 모두 5명.
그의 유일한 중학생 동기이자, 친구도 그렇게 떠나간다.

" 어쩐지 이상한 생각이 들어"
" 손에 넣으려고 하면 웬만한 건 다 손에 들어오는데, 정말로 갖고 싶은 건 손에 들어오지 않거든"


유일하게 감정교류가 통하는 친구가, 느닷없이, 어쩌면 자신 때문에 죽어버렸다면...
보통사람들은 그 상실감을 어떻게 치유할까? ... 그 상실감을 ...

"네 탓이 아냐. 누구의 탓도 아냐. 사람이 죽는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어.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하지 않아. 뿌리와 마찬가지야.
위에 나와 있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끌어당기면, 질질 딸려 나와.
인간의 의식이라는 건 깊은 어둠 속에서 살고 있는 거야. 뒤얽혀 있고 복합적이며....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진정한 이유는 본인밖에 알 수 없어. 본인조차 알지 못할지도 몰라."

 
최근 수도 없이 반복되는 질문들에 스스로 지쳐가고 있었다.
침대 위에 누워서 아무리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보아도, 왜? 왜? 왜? 라는 질문은 떠나지 않는다.
그럴 때, 가장 큰 위안은 책을 읽는 것이다.
나보다 더 열심히 살아 온 사람들이 남겨 놓은 그 글들을 읽다 보면, 잠시 잠깐 평안을 느낀다.
그리고, 아무리 혼자서 찾아 내려고 애를써도 찾을 수 없었던, 해답들이... 그 속에 숨어있곤 한다.

탈출의 묘미... 혼란스런 자아 속, 미궁에 빠져버렸을 때,
별 수 없다. 그냥 최선을 다해 스탭을 밟는 것이다. 댄스 댄스 댄스 ... 최고로 잘 춰야한다.
남들도 감탄할 정도로, 그렇게 끊임없이 스탭을 밟아야 한다. 나만의 스탭을....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