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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動(impressio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느꼈던 마음들

by 쭈야해피 2020.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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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드라마나 영화, 다큐, 심지어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울음을 터트리는 그야말로 TV보며 펑펑펑 우는 스타일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한창 유행하던 때 저는 오디션 프로는 웬만해선 보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친구들이 왜 그 재밌는 걸 안 보냐고 물어보면, 저의 대답은 '울기 싫어서~'였습니다. ㅋㅋㅋ 뭐 이정도면 울보죠 울보.

 

이번에는 의학드라마입니다. 아니 병원에서 일어나는 의사선생님들의 삶에 대한 드라마죠. ... 상당히 많은 부분이 미화되어 있기도 한, 모든 드라마가 미화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 판타지를 소비하기 위해 매일 밤 그 에피소드들을 기다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요. 그래도 한 동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웃고 울며 보았더니, 시즌2가 기다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이를 한살 두살 먹어가면서 병원이라는 곳, 인간이 아프다라는 것, 또 죽음이 언제고 당연히 내 눈앞에 놓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그런걸... 이라고 말하기에는 상당히 아프고 슬픈것도 사실이죠.

저는 엄마가 뇌대동맥류를 가지고 계셔서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으셔야 합니다. 대동맥류는 동맥이 부풀어 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달고 다니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는 질병입니다. 그렇다고 삶을 살 수 없는 건 아니에요. 평상시와 다름없이 아주 평범하게 잘 살아갑니다. 다만, 그 죽음이라는 것이 지금 당장이라도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죠. 그것을 염두에 둔다면 사실 ... 무얼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본인은 물론 가족들은 암묵적으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살아갑니다. 그러다 불현듯 생각이라는 걸 하면, 너무나 암담합니다.

저는 지난해에 조카를 하늘나라에 보냈습니다. 어리디 어린 조카는 2년 동안 많이 많이 아픈후에 하늘의 별이되었습니다. 요즘 코로나사태를 보면서, 우리 애기가 올해도 병원을 들락날락 거렸다면 어땠을까.. 아주 가끔 생각합니다.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그냥 감기는 커녕, 사소한 병균이라도 옮으면 열이 오를 수 있어 당장이라도 위험에 처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사람이 아프고, 늙고, 병든다는 것은 누군가의 말처럼 무엇을 잘못해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그런거라고... 그냥 그렇게 되려고 그런거라고... 그러니까 이유를 묻거나 답을 찾으려고 하지말라고... 네 저는 지금 그런 말들이 참으로 맞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제 시즌1 종영을 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불쑥 불쑥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제 유퀴즈에 나온 의사선생님들을 보면서도 울었네요. 뭐 계속 운건 아니고 많이 웃고, 즐거워하고, 가끔 무언가가 건드려지면 울었습니다. 울지 않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만난 의사선생님들은 대부분 바쁘고 지쳐있고 냉정하고 정말이지 친절?의 친자는 알까?할 정도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사무적으로 대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도 많으시겠죠. 하지만 저희 가족들의 담당의는 아니셨습니다.

 

환자의 가족들에게는 의사선생님이 정말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물론 장기 입원하는 동안 희노애락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궁금한게 있어도 제대로 물어보지 못할 정도로 '괜히 귀찮게 해드리는 건 아닐까, 내가 뭘 몰라서 그런거 아닐까,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조심조심 혹여나 피해가 있을까... 싶어 참고참고 참으며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하고 물어보면 되돌아오는 대답은... 어떻게 그렇게 매몰찰 수 있는지... '그 환자가 자신의 가족이라도 저런식으로 대답 할까?' 공부를 열심히해서 의사를 할걸.. 이라는 생각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저의 경험은 그랬습니다.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TV에 나오는 의사선생님들은 정말이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하시는 분들로 보였어요. 정말? 그래? .. 그럴수도 있지.. 그래서 더 많이 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현실판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정말로 있으면 좋겠다. TV 속에서 만들어진 그런거 말고 정말로 환자를 생각하고 환자의 가족들에 공감해 주는... 그렇지만 본인들의 삶과 가정도 잘 지킬 수 있는 정말이지 지혜가 필요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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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Favicon of https://hamgoeun.tistory.com BlogIcon 함스타 2020.05.29 12:03 신고

    저도 대학병원을 다니며 외래진료를 주기적으로 보는 사람으로써 슬의생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슬의생은.. 정말 매 편이 감동 ㅜㅜ 오늘도 오전시간에 어제 못본 슬의생보다가 눈물 한바가지 쏟았어요 ㅜㅜㅜㅜ
    답글

    • Favicon of https://hearthouse.tistory.com BlogIcon 쭈야해피 2020.05.29 12:18 신고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콘텐츠는 확실히 좋은 콘텐츠인거 같아요 :) 그러게요 아침부터 눈물 한바가지 흘리셨겠네요~ㅎㅎ 그래도 따뜻한 마음가지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s://woojinohhouse.tistory.com BlogIcon 초록마미스 2020.06.04 17:49 신고

    쭈야님~항상 저에게 따뜻한 댓글을 남겨 주셔서 얼마나 좋은 분인지 느끼고 있지요ㅎ
    뵌적 없는 분이 힘든시간을 잘 이겨내 주셨음에 감사하네요
    저는 지금 대구에 의사를 하고 있는 친척오빠가 있어 요즘 같은 시기에 의료인들에 고마움도 더 느끼면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았어요
    항상 좋은 분들만 있을 순 없지만 우리 해피쭈야님과 가족이 만나시는 의료인분들은 모두 친절하셨음 좋겠습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hearthouse.tistory.com BlogIcon 쭈야해피 2020.06.04 19:30 신고

      초록마미님 정성스러운 댓글 감사드려요~~:";) 그러게요 고마운 의료진들 정말 고생 많으시고 힘겨워도 도움주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제가 또 너무 제 위주로 글을 썼네요^^;; 글을 쓰다보면 한쪽으로 치우칠때가 종종 있는거 같아요! ㅎ
      감사해요~ 다들 건강이 중요한거 같아요! 물론 넓고 여유롭게 보는 마음의 건강도 잘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