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과 나누고 싶은 질문 25가지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회의하는 교양인 믿음을 가지고 싶지만 믿기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 믿음이 있지만 이 세상의 부조리와 비극과 모순 때문에 의심 속에서 좌절하는 사람 이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학년 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동네 교회를 다녔고, 중 2~ 고2 여름방학까지를 제외하고는 생의 모든 시절을 교회와 하나님과 함께 보냈다. 비기독교인들이 보기에는 한국교회에 교육을 받은(세뇌를 당한?) 그야말로 찐 기독교인이다.
나에게는 항상 많은 의문들과 질문들과 의심들이 떠올랐다. 교회 안에서는 제대로 토론을 시작해 보지도 못한 그런 질문들 말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종교가 바뀌거나 신앙이 달라지거나 하는 건 아니다. 그냥 여러 가지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보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그런 작은 기회나 실마리나, 시간을 허용하지 않았고 않는다. 그 이유야 너무 많겠지만 앞으로도 바뀔 기미는 얕게나마 보이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2024년 새로운 베스트셀러 기독서적이 눈에 들어왔다. 기독교인의 70~80% 이상은 여성이다. 내 눈으로 보기에는 80%, 실제 수치로는 더 낮게 나오겠지만, 현실은 그냥 여성이 많다. 하지만 그 기독 여성인에게 가해지는 금기와 규율은 상당히 가혹하고 시대흐름과는 맞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은 흥미진진하기 그지없는 제목과 질문들을 제시했다.
다 읽는 데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었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참 잘 선택한 책이었다는 생각이다.
기억해 두고 싶어 표시해 둔 쪽 수가 상당하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주었고, 그동안의 나의 의문점들을 일정 부분 해소해 주었다. 말끔하지는 않지만, 그에 따른 추천 도서나 주석들을 달아놓아, 언제든지 더 파고들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pg. 24~25
우리가 오늘날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거나 용납할 수 없는 성서 본문을 만났을 때 무조건 문자 그대로 순종하려 하거나 우리의 선입견에 본문을 꿰맞추려 하기보다는, 삶의 복잡성과 성서해석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으로 본문을 깊이 숙고해서 문자 뒤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정신을 찾고 성서시대의 사람들보다 더 나은 순종의 길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기독교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가장 중요한 실천의 주제는 앞에서 언급했던 '사랑'과 '환대'라고 생각해.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나는 교회에서 어떤 도움의 손길도 받지 못했다고 기억한다. 내가 기대했던 사랑과 위로의 마음과 말이 교회나 목회자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느껴질 때, 그때 아마도 나는 하나님을 크게 원망하는 마음을 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마음이 조금씩 회복될 수 있기까지에는 또 다른 교회와 목회자와 성도님들과 동역자들이 수 없이 많은 기도와 시간으로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었기에 가능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그러니까 나는 여전히 한국교회와 목회자들과 하나님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조금은 품고 있다. 그래서 어떤 설교에 대해서는 나와 의견이 다른 설교나 권고의 방식에 부정적인 생각과 반감이 큰 편이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럴 때 이 책이 던져 준 질문들과 해답을 찾아가는 길의 방향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완전히 삐딱하거나 어긋나지는 않도록,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 그것이 먼저 살아간 사람들이 전해 주는 지혜의 길이며, 도움의 손길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늘 고민과 불안와 선택의 순간에 하나님을 향해 시선을 둬야 하는 것처럼, 기독교인의 실천은 '사랑'과 '환대'여야 함을 가슴 깊이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