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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動(impression)

기레기는 우리 모두가 만들었다

by 쭈야해피 2017.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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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언론탄압은 10년 전부터 계획과 의도적으로 진행되었다. 언론을 욕하고, 기자들을 기레기라고 욕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다. 그 현장에서 밥벌이와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꿈과 신념을 버려야 했던, 그들 스스로만이 할 수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지껄이지 말아야 한다. 당신에게 회사에서 '일을 왜 그따위로 해?'라고 따지고 들면 다들 할 말이 한 바가지는 나올텐데... 이들은 더 많은 한탄을 품고 오늘도 밥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정농단은 언론과 국민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해 노력해 온 그들(10년 간의 정부와 그 추종자들 앞으로도 그 권력에 기해 각종 혜택을 누리고 싶은자들)에 의해 자행된 것이다. 지금에 와서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 몰랐다고 딱 잡아떼며 핏대를 세우는 그들에게 따귀라도 올려주고 싶다. 신뢰를 무너뜨린 것은 우리 모두이다.


2008년 방송사 노조 연합 집회 목격 

2009년 언론악법 (언론탄압) 반대 집회

2010년 정부 방송 3사 장악

2011년 MBC PD수첩 무죄 승소

2014년 기레기(기자 + 쓰레기 합성어) 용어 등장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발각


나는 학교에서 국어를 배울 때, 글쓰기를 배울 때, 논리를 배울 때, 

신문 사설을 일일이 스크랩해서 노트에 붙이고 줄을 죽죽 그어가면서 배웠다. 


신문은 논리적 글쓰기의 선생이었다. 사회와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창이었다. 그 글을 쓰는 기자들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사회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었다. 알려야만 하는 일들을 파헤치고 사건을 해결해주는 탐정이었다. 기자가 꿈은 아니었지만, 기자는 정의감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각인되었다. 그렇게 언론을 만드는 신문방송사는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그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야만 한다고 배웠던 것 같다. 아무도 꼭 짚어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세상살이에 돈벌이만이 꼭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체득하면서 자랐다. 나는 우리는 우리 시대에는 그런 낭만이있었다. 밥벌이와 정의가 공존하는 일이 소중한 일이라고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그런 삶을 하루하루 기대하면서 살았다.


세상은 변했다. 그리고 당연히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런데 말이다. 변한 세상이 옳지 않다면 우리를 위협한다면 다시 한 번 예전을 역사를 돌아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기레기는 우리가 만든 것이다. 시사, 토론, 다큐, 고발 프로그램들과 한자 한자 검수검열을 거친 정성가득 매일 발행되는 종이신문을 멀리하고, 웃음과 일상을 파는 프로그램들과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할 수 없는 가짜뉴스에 현혹되어 찌라시를 퍼나르며 히히덕거린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언론사의 잘못도 언론악법에 의한 산물도 아니다. 


사는 게 힘들어, 웃을 일이 없어서, 나와 우리 가족이 먹고 살기도 바쁜데 이웃은 무슨... 이라며 앞으로만 달렸기 때문이다. 잘 배우고 잘 난 사람들이 왜 지하철에서 집회를 하고,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식음을 철폐하고 노숙을 일 삼는지... 저들이 왜 저렇게도 처절하게 절규하고 있는지 주위를 살펴야 한다. 언론사가 돌아가면서 핏대를 세우고, 정규방송이 재방송으로 대체되며 간판 아나운서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사장마저 옷을 벗어야만 했을 때에는 아무도... 아무도... 함께 걱정하지 않더니, 이제와서 어떻게 저럴 수 있냐고? 언론사와 가짜뉴스를 비판할 수 있는가? 다 ... 모두 다... 우리의 잘못이다.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눈도 뜨고 귀도 열고 잘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한 번 무너진 신뢰를 어찌 다시 쌓을꼬... 하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가슴치며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혹은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자신의 밥벌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 ...



노컷뉴스

MBC 온 오상진 '눈물', '라스'가 전하지 못한 맥락

http://www.nocutnews.co.kr/news/476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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