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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talking book & contents)

나의 삼촌 브루스 리 - 격동의 시대를 버텨낸 무도인의 이야기

by 쭈야해피 2014.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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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저자
천명관 지음
출판사
예담 | 2012-0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산다는 것은 그저 순전히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가격비교

 


나의 삼촌 브루스 리. 2

저자
천명관 지음
출판사
예담 | 2012-02-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산다는 것은 그저 순전히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가격비교

 

 

1권 첫 페이지 속지를 넘기면

이렇게 천명관작가의 친필(?) 메시지가 나온다.

 

앞서 읽었던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의 마지막에 담긴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가 뒤늦게 작가가 되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독자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그 소설집 이전에 쓴 장편소설에서도

짧은 메시지로 전한 그의 진심을 다시금 보게 되어 반가웠다. 참... 별거 아닐 수 있는 인쇄일 뿐인데 말이다. ㅎㅎ

 

아무튼 책은 참 재미나게 읽었다.

역시나~ 이야기 위주의 그의 소설에 이소룡이 우상이던 그 시절의 시대상이 여실히 반영되어 재미있고도 많은 생각들을 일으켰던 책이었다.

 

이소룡이 우상이던 그 시절은 아마도 나의 시대보다 한 10년 쯤 앞서던 그 시절이었던 것 같다.

격동의 시대를 보냈던 그들의 이야기 말이다.

 

나야 컬러텔레비젼의 시대에 살았으니

응답하라 1997과 1994에 환호하는 10년 쯤 뒤늦은 시기다. 서태지와 PC통신의 시대라고나 할까...ㅎ

 

 

<나의 삼촌 브루스 리>의 헤드 카피는

'오리지널이 되고 싶었던 어느 짝퉁인생의 슬프고도 기적 같은 일대기'이다.

 

주인공인 삼촌과 그의 이야기를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전하는 조카,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과 얽히고 설킨 관계도.

나~중에 작가의 말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길고긴 장편소설을 블로그에 매일 연재하였다니!! 놀랍다.

가끔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들은 정말이지 천재가 아니던가?!!! 하는 생각에 나 스스로가 참 위축되곤 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딱딱 맞아 떨어지는 관계설정과 이야기 흐름은 아무래도 애초에 대부분의 주요 캐릭터들의 인생을 설계해 놓고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사실 이야기는 하다 보면 이리저리 삼천포로 빠지기 쉬운데, 절묘하게 떨어지는 라인은 머릿속에 구성을 펼쳐놓지 않으면 불가능 하다는 생각이 들어 저절로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우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 권도운 '삼촌'은 이소룡을 우상으로 삼고 전심으로 무도인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방황했다.

얼마전 감명깊게 읽었던 아사다 지로의 <칼에 지다>의 주인공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그 무사의 '의'와 맥락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요즘 이야기들에서 내가 가장 공감하는 부분들이 그런 것 같다.

어쩌면 이미, 이 세상에는 없을지도 모르는... 혹은 '그런 건 아무짝에 쓸모 없어'라고 세상사람들의 가치판단 기준에서 땅에 떨어져 버린 것들 말이다. '도'라 든지 '의'라 든지 '영원한 사랑'이라 든지...

암튼 내 친구의 표현처럼 '개뿔'같은 소리 말이다. ㅋㅋㅋ 개뿔 같은 이야기에 감동을 받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아무튼 이 소설은 재미있다. 그리고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다.

그 시절 군부정권이 장악했던 처참한 시절을 꼿꼿하게 버텨낸 이야기가 존재한다.

결코 무겁고 처참하지만은 않게, 그렇다고 가볍게 웃고 넘길수 만은 없게 참 잘 만들어진 이야기.

그리고 이소룡 영화를 보고싶게 만드는?? ㅍㅎㅎ 그런 이야기이다.

 

1-pg. 298 <삼청교육대 이야기 중>

교육생들은 훗날, 그것이 미리 계획된 살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 연고가 없어 뒤탈이 없을 것 같은 노숙자를 골라 초반에 본때를 보여줌으로써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의도된 학살이었던 것이다.

 

 

2-pg. 328 <경희의 입봉 영화 시사회 뒷풀이에서>

그러고 보면 경희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오래전에 부서져버린 세계를 고집스럽게 부둥켜 안고 썰물처럼 모두가 빠져나간 자리에 혼자 남아 엉거주춤 맴도는 것이 어떤 면에선 삼촌과 닮아 있기도 했다. 그것을 순정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이가 들어도 결코 뻔뻔스러움은 늘지 않아 아무 데도 선뜻 발을 담그지도 못하면서 늘 구원을 꿈꾸는 그 가난한 마음을? 차마 말하지 못하고 감히 말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 갇혀 아무런 확신도 없이 늘 생의 언저리를 겉돌기만 하는 그 수줍음을? 그러고 보니 삼촌이 교도소에 수감된 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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