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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시절(memories of the period)/in Korea(한국적응기)

최후의 제국을 향해 가고 있는 건 아닐까? 두렵다...

by 쭈야해피 2012.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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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부터 컴퓨터를 켜놓고 멍하니 이것저것 뒤적이고 있다.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역시 마음가짐의 문제, 구성안을 다시 써야 하는데...

쉽사리 마음이 다잡아지지 않는다. 왜 일까? ... 왜...

 

이유는 알 수 없으니

어서 빨리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SBS 최후의 제국이 나온다. 물론 재방송이긴 하지만... 끌 수가 없다.

더이상 중산층이 아닌 나라 미국, 8분의 1이 저소득층이라 food bank에서 음식을 받아 먹어야 하는 나라. 아이들이 굶는 나라...

그 반면에 너무 가난하지만 모든 것을 나누는 나라 파푸아뉴기니 원주민 부족,

 

컴퓨터 앞에 앉아 다시금 내 일을 하고자 집중해야 할 타이밍에,

이 프로그램 앞에서 온갖 생각들이 겹친다.

 

복작복작 힘들게 돈을 벌고 공부하고 외로워하고 웃고 여행도 하고 ... 일도 했던 그곳 생활들이

다시금 머리를 어지럽히는 것인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계속 생각했던 것이, 그 이유가 이 프로그램의 말처럼 그곳이 돈의 나라였기 때문이었을까? ...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 더 극한 경쟁의 나라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 여유있는 삶은 결국은 돈이 있는 사람이 누리는 나라,,, 나는 누리지 못하는 그 여유가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으로 아프게 다가오는 나라...

 

그 미국이라는 나라 속에서 한 파푸아뉴기니 족장은 그들의 나눔과 공존의 전통을 아들에게 물려주고자 한다. 과연 그게 ... 어디까지 가능할까?

한인들이 한인타운을 만들고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하고 2세들에게 한국인임을 가르치지만,,,

한편으로는 이상한 습관들을 되물림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 타인종에 대한 차별에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 인정하긴 싫지만 알고 있다.

 

30년을 한국에서 살았고, 단 3년만 미국에서 살았다.

나는 완연한 한국사람이고 보통 여자다.

그런 내가 꿈꾸는 삶은 남들만큼만 조금 더 누리고 가지고 살고 싶은 보통 한국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 그냥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많이 나누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고 싶은 어떤 이상적인 나라의 사람으로 살고 싶은 걸까? ...

아마도 나는 보통의 한국 사람으로 살고 싶으면서 머리 속으로만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고 살고 싶은 삶, 누리고 싶은 생활, 하고 싶은 일들도 어쩌면 다... 과대망상인지도 모른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공상과학영화 속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 처럼 말이다.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전달하고 있는 내용, 

돈을 추종하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결코 옳은 방향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하지만 그 나라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최고로 여기는 현 세태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그 화살을 돌려서 따져서 묻는다면 어떨까?

나는 그저 욕심을 일으킨 이 사회를 탓하고 앉아만 있는 못난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나는 재밌는 TV 프로그램을 하고 싶고,

나는 언젠가 사랑이 가득 전달될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고,

나는 마침내는 살만한 세상을 이야기 하고 싶은데,,,

이 모든 것이 결국은 나의 욕심이 가득찬 ... 공상영화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인다.

이것도 하기 싫고 저것도 열심히 안하고 대충 시간을 보내는 내 모습이

이미 미국에서 힘들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던 그 하루하루는 벌써 다 잊어버린 것만 같아서

두렵다. 내 마음을 지키는 것이 ...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 ...

살아있자. 지켜내자... 열심히 하루를 보내자. 제발... 제발... 다 공으로 보내지 말자.

나는 살아있으려고 돌아왔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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